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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9. 17:57

쿵푸 팬더, 동양적 감성과 추억들이..


어제 쿵푸 팬더를 봤습니다.
쿵푸 팬더는 주말내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대박을 쳤다고 하네요.
영화는 92분으로 기존 애니매이션과 같이 약간 짧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같이 보는 사람이 많으니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힘들겠죠.

쿵푸 팬더는 전체적으로 잘 만든 애니매이션입니다. 뚱뚱한 팬더 '포'에서 유발되는 웃음도 있고, 수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도 웃음을 줍니다. 영화관에서 보고나오면 유쾌하게 재밌게 봤다고 말할 수 있을 영화입니다.

전체적인 감성도 헐리웃 답지 않게 동양적인 감성을 충실히 옮겼습니다. 미국에서 만들다보면 동양적인 감성을 충분히 재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사람을 비롯 동양 제작진이 많이 참여해서인지 그 감성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전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액션도 충분히 볼만합니다. 동물이 주인공이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다소 만화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심하게 오버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액션들이 진행되고 너무 오버다 하는 느낌은 강하지 않습니다. 타이렁의 탈출 장면이나 5전사와의 싸움은 그 박진감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됩니다.

쿵푸를 주제로 벌어지는 중국 배경도 중국의 아름다움이 잘 묻어납니다. 아름다운 기와 단청이나 폭죽으로 벌어지는 중국의 축제 느낌, 국수와 함께 벌어지는 이야기 등이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전체 이야기는 안 씁니다만, 오마주라고 느껴질 정도로 70/80년대 중국 쿵푸 영화의 스토리를 빌려왔습니다. 초보자가 수련으로 통해 마지막에 승리한다는 설정, 젓가락으로 만두를 먹으려고 다투는 신, 사부와 대사부의 설정, 5전사가 미리 악당을 물리치려고 한다는 등...어떻게보면 예전 중국 쿵푸 영화를 그대로 동물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왔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다소 진부한 이야기로 머물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전 쿵푸 영화를 보지 못했던 지금 어린이나 중고생, 대학생들까지도 이런 이야기는 보지 못했던 신선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반대로 쿵푸 영화를 즐겨 보던 어른들은 어렸을적 쿵푸 영화를 보며 따라하곤 했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쿵푸 '포'의 캐릭터는 너무나 재밌고 귀엽습니다. 그러나, 다른 캐릭터들은 그렇게 인상깊게 남지 못했네요. 5전사도 그렇고, 타이렁도 그렇고...스타워즈 요다와 비슷한 시푸 사부정도가 괜찮을까요? 어쨌든 팬더 '포' 캐릭터는 너무나 귀엽고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래는 '비'가 담당했으며, 엔딩크레딧이 지나가면 여운을 주는 장면이 하나 나옵니다. 시간되시면 보고 나오세요.